영화 '러브레터'의 영향일까?
오타루는 첫사랑 느낌이 나는 도시이다.
조용한 데다, 눈이 수북히 쌓여 마치 그림 같은 곳이다.
JR삿포로역에서 특급열차를 타고 오타루로 향했다. 오타루는 버스로도 갈 수 있지만 기차를 타고 가면 바로 옆에서 바다를 구경할 수 있어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버스는 안타봤으므로..)
기차는 보통과 특급이 있는데, 거의 30분 가량 차이가 나므로 개인 여정에 따라 선택해 타고 가면 된다. 단 특급이 빠른 게 아니라 정거장을 몇군데 서지 않을 뿐이다.

오타루 가는 기차안에서 바라 보이는 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오타루에 도착하자마자 스시집을 찾아 나섰다.
스시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특히 오타루의 스시는 알아준다고 한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우오마사(魚眞).
우오마사의 이름을 건 모듬 초밥을 시켜 먹었다. 가격은 2500엔. 총 15개의 스시가 나온다.

우오마사 대표 모듬 스시
생선의 이름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었다.
여러 명이 함께 먹는 거라 다 맛보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
배를 채우고 난 뒤에는 오타루를 한바퀴 돌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대운하가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오타루 운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뭔가 볼거리가 대단할 거라 생각했던 운하는 그저 외롭고 초라하게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흐르는 것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오타루 운하
오타루 운하는 밤에 봐야 멋있다고 하는데.. 운하 옆쪽으로 늘어진 가로수가 빛을 발하는 밤에는 은은한 운하가 연출될 거라고 상상하며 돌아섰다. 가스등은 더 은은한 빛을 발하니까..
운하를 따라 걷다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 아저씨를 발견했다.
살짝 도찰을 해봤다.
관광객들이 시끄럽게 떠들며 지나가고, 구경도 했지만 아저씨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그림에만 열중했다. 이게 프로의 모습인가?
아저씨가 그리고 있는 운하 옆에 늘어선 건물들은 예전에는 창고로 쓰이던 곳이었다.
오타루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굉장히 번성한 항구 도시였는데, 바로 그때 창고로 쓰이던 곳이다. 오타루가 무역 도시의 기능을 잃고 나자 창고들도 쓸 데 없어졌지만 이것들은 아직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다.
우리나라야 창고를 모조리 다 허물고 재건축을 한다고 설쳤겠지만 이곳 사람들은 창고를 허물지 않았다. 다만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식당으로, 술집으로 거듭났다.
시간이 없어 가보지는 못했지만 예쁜 카페와 맛집들이 옛 운하 창고들에 가득 들어섰다고 한다.
또 오타루는 유리 공예도 유명한데, 오타루가 항구도시일 때 선박 등에 유리가 필요하기에 유리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는데(정확히 어디에 필요한 지는 설명을 못하겠다. ㅜ.ㅜ), 오타루가 항구도시로서의 기능을 잃자 역시 이 사람들 역시 어려움에 처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직접 베니스로 가서 유리 공예를 배워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젠 유리공예로 이름을 떨치게 됐으니 청출어람이라고 해야할까?

옛 은행 및 상점들이 즐비한 거리
이 외에도 1880년대 1900년대의 상점 및 은행들이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거리도 있다. 이 길을 걷다보면, 마치 내가 20세기 초반으로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때 당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단체로 놀러왔는 지 제법 보였는데, 하필 그 학생들의 교복이 예전 일제시대 때의 남자 교복들처럼 까만색에 모자까지 쓰고 있어서 더 그런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혹시 훗카이도 여행을 하게 된다면, 오타루는 꼭 들러보라고 권한다. 어슴프레한 저녁쯤 간다면 가장 좋을 듯 하다.
아마 옛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풋풋한 첫사랑이 자꾸 생각나는 건 아닐까?
오타루에 울려 퍼지는 오르골 소리..'오르골당'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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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를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2008/02/05 21:58그래서 그런지 꼭 가고보 싶은 곳이 오타루예요^^
잘보고 가요~^^
아~ 그렇군요.
2008/02/05 22:01저도 가기 전에 러브레터 다시 한번 보고 올 걸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답니다.
여행은 늘 아쉬움이 남네요. ^^
멋진곳을 다녀오셨네요...
2008/02/06 09:56기회되면 한번 가보고 싶어요^^
즐거운 설 되세요......
머쉬룸M님 여행 많이 다니시잖아요~. 부러워하고 있었는데^^
2008/02/07 16:38겨울이 가기 전에 한번 다녀오세요~.
오타루는 여름에 가도 그 나름의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 여름에 갔다왔는데 러브레터를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 찍어 온 풍경이 아주 예뻤습니다.
2008/02/07 18:27그런가요?
2008/02/07 21:27훗카이도 여행은 겨울에..라는 건 잘못된 말이라고 하더군요.
봄, 여름, 가을 모두 나름만의 매력이 있어서요.
무릇 모든 여행지가 다 그런 거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