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고흐를 잘 안다고 착각한다.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은 몰라도 고흐 작품 하나쯤은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고흐를 알고 있을까?
고흐를 잘 알기 위해서는 그를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려 노력은 해야 한다. 고흐가 겪었을 외로움, 실연, 사랑, 고독에 대해...
그동안 고흐를 잘 이해한 사람은 돈 맥클린(Don mclean)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누구나 고흐를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고흐, 또는 그의 작품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 맥클린은 당당히 'Vincent'를 불렀다. 그리고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그림을 볼 수 있다라는 것을 알려줬다.
빈센트를 듣노라면 별이 빛나는 밤에와 고흐의 초상화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림 속에 묻어나는 고통들이 전해지는 것 같다.
돈 맥클린과 더불어 고흐를 잘 이해하고, 시로써 그림을 보여주는 작가가 이생진 시인이다. 이생진 시인은 '반 고흐, 너도 미쳐라'라는 시집을 통해 고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속에는 미처 모르고 있었던 고흐의 모습들이 들어 있다. 그리고 그 시들을 통해 고흐가 그렸던 다른 그림들을 보게 되고,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
아버지의 방
고흐가 지나간다
숲길로 지나간다
라일락 색 바탕에 노란 점박이 옷을 걸치고
너구리처럼 지나간다
제 손으로 만든 옷이다
테오도뤼스 목사는 그 옷이 보기 싫어
아들이 돌아오는 길을 피해 집으로 온다
아들은 아버지가 오는 길을 피해 집으로 온다
부자父子는 한 지붕 밑에서 피할 수 없는 피
아버지는 성경을 들고
아들은 졸라의 소설을 들고
아버지는 졸라의 소설을 싫어하고
아들은 성경을 싫어한다
구렁이 껍질 같은 옷에
졸라의 소설을 읽는 아들을 보고
아버지는 울분을 참지 못해 쓰러졌다
(1885년 3월 26일 뇌졸중으로 사망)
아버지가 안 계신 방이 더 넓게 비어 있다
펴놓은 성경책에 졸라의 소설
촛대엔 불이 꺼지고
성경에 촛대만으로도 엄숙한 그림이 되는데
왜 집어 던지듯 졸라의 소설이 놓여 있을까
고흐에게 물어보고 싶은 그림이다
아버지가 가신 후 동생에 보낸 편지에
이런 내용이 들어 있다
'농민이란 단정한 옷차림으로 교회에 가는 모습보다
작업복을 입고 밭에 있을 때의 모습이 훨씬 진실하다
(1885년 4월 30일)'
지누 부인은 카페 '드라가르'의 주인이다
드라가르는 '노란 집'에서 가깝다
그들은 노란 집에 와서 카페부터 다녔다
지누 부인이 오전엔 한가해서 모델이 되어주겠다고 하자
그들은 지누 부인을 그렸다
지누는 고흐에게 노란 집을 소개해 줬고
고흐가 노란 집에서 떠날 때 고흐의 짐을 보관했던 여인이다
고흐는 그녀 앞에 책을 놓고 되도록이면 우아하게 그리고 싶었다
그런데 고갱은 술집 여자가 책은 무슨 책이냐고 비웃었다
고갱은 그 여자 앞에 술병과 술잔을 놓고 그녀 뒤엔
우체부 룰랭이 건달들과 술 마시며 떠드는 장면을 그리고
그들이 기댄 벽을 빨갛게 칠했다
고흐는 노랗게 칠했는데...
이렇게 성질이 각각인 두 사내가 한집에서 살기란 어려운 일이다
두 달(1888, 10~12) 동안의 불화 끝에
고흐와 고갱은 헤어졌다
2009/05/16 17:54
2009/05/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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