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2년 전이다. 친구와 함께 유럽 여행을 가기로 했고, 그래서 정한 나라가 스페인이었다. 원래는 스페인 토마토 축제에 가는 게 목적이었다. 그러나 친구의 일정상 스페인 대신 독일에 다녀와야 했다.

그 다음해 좋아하는 감독인 우디 알렌의 영화 '내 남자의 여자도 좋아'가 개봉했다. 이 영화의 원제는 'Vicky Cristina Barcelona'이다. 비키와 크리스티나가 주인공이며, 무대는 바르셀로나이다. 영화를 보면서 바르셀로나에 무척이나 가고 싶어졌다. 이 때 나를 매료시켰던 건 파밀리아 성당이었다. 120년 넘게 짓고 있는 건물, 아직도 진행 중인 미완성의 성당. 미완이면서도 완벽에 가까운 그 성당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스페인 대신 네덜란드와 남부 프랑스를 다녀왔다. 갑자기 고흐의 그림을 보고 싶은 욕망이 더 커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올해 드디어 계획에도 없던 스페인을 다녀오게 됐다. 바르셀로나와 그라나다, 마드리드 3개 도시 중 기억에 남는 곳은 바르셀로나가 전부다. 또 바르셀로나에서 기억에 남는 건 가우디가 전부다.

도시 곳곳에 숨어있는 가우디의 흔적을 찾는 일도 재미있었고, 가우디 작품의 세세한 면을 발견하는 건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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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엘공원은 바르셀로나의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다. 이는 상당한 오르막길을 의미한다. 다행히도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말자.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며 내다보는 바르셀로나 시내도 충분히 멋진 풍경이다.

구엘공원은 가우디의 후원자였던 구엘의 요청에 따라 짓기 시작한 것으로 원래는 전원주택을 지어 스페인 부유층에게 분양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자금난으로 인해 완성 시키지 못하고, 후에 바르셀로나시에서 사들여 공원이 됐다.

부유층들은 뭔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사는 게 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선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 눈에 내다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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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엘공원 정상으로 오르는 길. 나선형 돌담길은 무언가 멋진 것을 만나게 될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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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는 십자가 2개가 세워져 있다. 가우디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다. 맑은 날보다는 약간 흐린 날이라 십자가가 더 웅장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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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타일 조각, 접시 등을 이용해 만든 가우디만의 이 독특한 문양들은 재밌고 화려하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 모양을 이루고 있는 모습들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섬세하고, 치밀하고, 계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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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이용해 만든 기둥과 성벽을 보고 있자니 소름이 끼치는 것 같다. 다른 이들이 그저 돌기둥만을 생각할 때, 가우디는 돌의 모양을 유지하면서 기둥을 세우고, 그것들이 또 멋진 모양을 만들게끔 했다. 모양을 만들고, 견고함, 균형성 등을 다 고려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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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나 나올 법한 알록달록한 건물들은 마치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을 연상시킨다. 보는 것만으로도 달콤한 건물들이다. 구엘의 전원 도시가 완성됐다면 이곳이 입구가 돼 경비들이 서 있었을 거라 한다. 완성된 전원 도시의 모습들이 자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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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과 창틀에서도 세심함을 빼놓지 않았다. 동글동글한 모양들은 마치 달콤한 사탕 같아서 군침이 돈다. 파란 창문은 정교한 창틀 덕에 완성도를 더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방범창들이 만약 이런 모양으로 지어졌다면 혐오스럽지 않으면서도 안전까지 꾀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가우디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는 구엘공원은 섬세하면서도 웅장하고, 동화 같으면서도 어른스러운 그런 다양함들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넓은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가우디를 찾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금방 흘러가버리고 만다. 구엘공원이라기보단 가우디공원이라 불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술가들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후원자도 필요하고, 바르셀로나시처럼 행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작품, 예술품들에서까지 후원자들의 이름을 발견하고 싶지는 않다.


2010/04/28 11:02 2010/04/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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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뿌욜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부럽습니다.
    전 바르셀로나 갔을 때 일정이 빡빡해서 꼼꼼히 못봤거든요.

    2010/04/28 11:11
    • 임지  수정/삭제

      저도 꼼꼼히 보진 못했어요.
      첫 날 본 게 최대라고 할까. ㅠ.ㅠ

      2010/04/28 11:54
  2.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편도 기대만땅! ^^

    2010/04/28 11:12
    • 임지  수정/삭제

      다음 편으로 갈수록 사진도 할 얘기도 줄어들어 ㅜ.ㅜ

      2010/04/28 11:55
  3. Ju-chan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흑, 스페인 가고 싶다.
    안그래도 요새 스페인어학원 다닐까 고민중인데.
    아는 형도 열심히 돈 벌더니 결국 스페인에 3개월인가 체류한다고 하더라구.
    흑흑... 나도 언젠가 가봐야지. ㅎㅎㅎ

    2010/04/28 12:37
    • 임지  수정/삭제

      스페인어 배우려고? 거기 지역마다 언어가 달라서 좀 어렵지 않으려나? ㅎㅎ그리고 지금 스페인 경기도 안 좋아 ㅠㅠ

      2010/04/28 13:03
  4. SoulbomB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여행다녀오신 흔적들이군요 +ㅅ+
    재밌으셨겠어요오~

    2010/04/28 15:54
    • 임지  수정/삭제

      바르셀로나에선 재밌었지만 딴 도시들에선 그냥 그랬어요. ^^;;;

      2010/04/28 18:24
  5.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돌과 돌은 뭘로 붙였나요?
    그냥 쌓아 올리면 후루루 무너질텐데...
    시멘트?

    2010/05/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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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하면 누구나 '러브레터'를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중 가장 흥행한 작품이 바로 러브레터가 아닐까.

눈이 가득한 오타루의 모습은 영화 속 내용과 함께 잊기 힘든 풍경이었다.

나는 그 중에서도 특히 오타루로 가는 기찻길의 풍경이 좋았는데, 이건 직접 경험해봐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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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타루 여행 때도 이 기차를 타고 맨 뒷칸으로 가 바닷가를 지나는 기찻길을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다. 그 땐 이보다 눈이 더 많이 쌓여 더 멋졌는데, 이번엔 눈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분이 좋았던 건 문가에 걸려있는 기관사의 점퍼이다. 지난 여행 때도 꼭 저 자리에 점퍼가 걸려있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걸려있는 걸 보니 꼭 아는 사람을 다시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여행을 한다면 꼭 기차를 타고, 기차의 맨 뒷칸으로 가 멋진 풍경을 맘껏 누리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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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에서 유명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오르골당이다.

조성모의 '가시나무' 뮤직비디오로 더욱 유명해졌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이영애가 일하던 곳이 바로 이 오르골당이다.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다양한 종류의 오르골이 너무 예뻐 마냥 즐거웠는데, 다시 가니 새롭진 않았다. 그냥 기념품 가게 같은 느낌이었달까. 하지만 아직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분명 좋은 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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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행 때는 그 유명하다는 오타루의 야경을 보지 못하고 돌아와 너무 아쉬웠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필코 야경을 보겠노라고 다짐했는데, 다행하게도 오타루는 해가 빨리 졌다.

이 야경을 오후 4시 30분에 찍을 수 있었다는 게 참 신기하다. 가스등으로 불을 밝힌 운하의 풍경은 가히 아름다웠다. 운하길을 연인과 함꼐 걷는다면 아마 더 행복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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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풍경을 홀로 보고 있자니 불현듯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아름다운 걸 보면, 함께 보고 싶고 그럴 때마다 또 외로움이 찾아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걸까.

여행은 어쩌면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깨닫고, 떠올리게 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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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빨리 찾아드는 오타루... 너무 일찍 찾아드는 밤이 길어서 그리움이 사무쳤다.

- 첫사랑이 생각나는 오타루 마을
- 오타루에 울려 퍼지는 오르골 소리..'오르골당'
2010/02/05 09:34 2010/02/0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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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모상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의 느낌이 너무너무 부러워지려고 합니다. 좋은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2010/02/05 09:40
    • 임지  수정/삭제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행은 일단 미음 먹고 떠나야하는 거 같아요.

      멋진 여행 떠나시길^^

      2010/02/05 12:20
  2.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나 오르골소리 듣고있어 ㅋㅋㅋㅋ 헤헤.

    2010/02/05 09:41
    • 임지  수정/삭제

      좋아? ㅎㅎ

      난 오르골 어디 상자 안에 쳐박혀 있는데, 꺼내야겠다.

      나는 태엽으로 감는 게 아니라 계속 돌려야 소리나는 거 샀거든.

      2010/02/05 12:20
  3. 애인같은친구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사진들이 완전... ^^ 겨울여행이 따듯하게 느껴지는 사진이네요...
    이... 또... 들석이는 궁딩이를...
    가구싶다... ^^

    2010/02/05 10:21
    • 임지  수정/삭제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떠나보세요~.

      지금 삿포로는 눈 많이 온다고 하네요.

      이럴 때 갔어야했는데...

      2010/02/05 12:22
  4. Ray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일본! 오타루! 가보고 싶군요...

    2010/02/05 15:14
    • 임지  수정/삭제

      눈이 많이 오는 1월이나 2월 여행을 추천드려요~. ^^

      2010/02/05 15:20
    • Ray  수정/삭제

      워우~ 이 즉각적인 반응!! (텀블러 글도 잘 보고 있습니다. ^^;;)

      2010/02/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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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 보았던 엄청난 양의 눈은 절대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눈 쌓인 기찻길과 사람 키보다 더 길었던 고드름.

온통 눈으로 뒤덮혔으면서도 지저분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 풍경은 나를 매료시켰고, 겨울이 되면 그 풍경이 그리워지곤 했다.

올 겨울 이직으로 인한 '쉬는 시간'에 문득 훗카이도행을 결심했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과 손 꼭 붙잡고 다시 가야지라고 생각했던 곳이었지만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내게 필요한 여행지일 거란 생각이 들어 혼자 여행을 떠났다.

햇빛이 아니라 눈 때문에 눈부신 풍경을 생각하며 삿포로로 떠났지만 정작 눈은 많이 오지 않았다. 너무 이른 여행을 떠났기 때문인 듯 했다.

도시 느낌의 삿포로보다는 소박했던 오타루와 지난 여행에서 가보지 못했던 하코다테를 가보고 싶었기에 삿포로에서의 아쉬움은 애써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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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로 가는 긴 여행길.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창 밖만 구경했다.

아니 사실 외로웠다.

혼자 하는 여행이 멋진 건 외로움과 끊임없이 싸워야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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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본 적 없는 이름 모를 마을들.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도 사람들은 살고 있고, 살아간다. 그 안에서는 내가 모르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이다.

부럽도록 행복한 삶을 사는 이도 있겠지만 여행하는 내가 부러울 정도로 고달픈 하루 하루를 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생소한 풍경을 보며 그저 내 마음대로 상상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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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에 도착했다. 하코다테는 참 조용했다. 사람들도 많지 않고, 비 같은 눈이 내렸다.

하코다테항 옆에는 예전에 벽돌창고로 쓰였던 곳들이 거기 그대로 서서 쇼핑몰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래된 것은 무엇이든 부수고 마는 개발주의보다는 차라리 개량주의가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붉은 벽돌 건물들도 외관은 멋졌지만 그 안에서는 어떤 매력도 발견하지 못했다. 여행자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상품들만이 즐비했다. 아름다운 외양에 속은 덜 들어찬 사람들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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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좁은 공간 위에 까마귀 한 마리가 오래도록 앉아 있다 날아갔다. 사진기를 들이대도 도망가지 않는 대담한 까마귀였다.

이 때다 싶어 카메라를 들이대고 초점을 맞추는 동안 까마귀는 흥미를 잃은 듯 떠나버렸다. 그 떠난 빈 자리에 왠지 미련이 남았다. 나도 어딘가에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오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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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드문 한적한 길. 오르막길을 숨차게 오르면서 나는 계속 외로웠다.

혼자하는 여행은 역시 외로움을 견디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임을 되새겼다.

2010/02/04 21:27 2010/02/0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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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 내가 딱 한번 알고 있는 홋카이도랑 풍경도 느낌도 참 다르네..

    2010/02/05 09:17
    • 임지  수정/삭제

      다시 가고 싶지 않으세요?

      하코다테는 또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

      2010/02/0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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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을 다루는 곳의 필수는 청결함이다.

경남 통영에 내려가 굴 전문 기업인 중앙씨푸드를 방문했다.

중앙씨푸드는 거제도 앞 깨끗한 바다에서 직접 굴을 양식해 박신, 세척, 냉동, 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굴 전문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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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씨푸드를 견학하면서 우리는 모두 중무장을 해야했다.

머리카락은 밖으로 절대 빠져나와서는 안 되며, 마스크는 필수이다.

가운도 입어야하고, 손에도 매니큐어를 발라선 안 되고, 시계도 차고 들어갈 수 없다.

이렇게 옷을 입고, 공장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게끔 돼 있다.

화장실 마저도 손을 쓰지 않아도 되는 구조이다.

화장실 문은 자동문이며, 세면대에서 물을 트는 것도 페달을 밟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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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으로 들어가기 전, 공기의 압력으로 소독을 한다.

강한 공기의 압력은 경험 없는 사람에겐 숨이 막힐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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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을 하고난 뒤에는 부츠를 신고, 소독약이 있는 바닥을 거쳐 손을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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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드라마 속 수술 장면에서 보듯이 솔로 손톱밑까지 깨끗이 씻는 경험이 신기했다.손을 씻고 나면 또 다시 세정제로 손을 씻은 뒤 드디어 공장으로 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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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취한 굴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까서 분류한다.

'생활의 달인'을 방불케하는 빠르고 정교한 솜씨들이 엿 보였다.


깨끗하게 세척한 굴은 분류 작업을 거친다.

싱싱하지 않은 굴이나 색이 다른 굴, 포란 굴, 찢어진 굴들은 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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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얼음도 공장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모든 과정에서 직접 만든 이 얼음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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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과정이 끝나면 자동 포장으로 제품이 완성된다.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갈수록 높아져만 가고 있다.

안전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신선도가 생명인 굴 같은 해산물을 포장하고, 수출하는 곳에 직접 가보니 위생 관리가 철저하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믿을 수 있었다.

먹을거리에 대해 입맛 까다로운 아주머니들도 공장을 함께 견학하고는 "이제는 믿고 먹을 수 있겠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모든 업체들이 위생에 신경을 쓴다면 소비자들은 언제라도 안심하고 안전한 먹을 거리를 즐길 것이다.

2009/12/29 14:31 2009/12/2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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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y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트위터에서 봤던 변장(?) 사진이군요..

    모든 공장이 다 같진 않겠지만 방문하신곳의 위생관리는 철저하게 되어있네요

    2009/12/31 10:30
    • 임지  수정/삭제

      트윗에서 이미 보셨군요. 하핫. ^^

      2009/12/3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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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우유'라고 하는 영양 만점의 굴. 굴은 9월부터 12월이 제철이다.

 클레오파트라와 시저, 나폴레옹 등 유명 인사들이 즐겨 먹었다는 굴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해산물 중 하나이다.

바다 내음 가득한 굴은 바다 향기를 느끼며 싱싱함을 씹을 수 있는 대표적인 해산물이다.

굴하면 빼놓을 수 없는 청정해역 통영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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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면서도 파란 바다는 겨울임에도 춥기보다는 시원함을 전해줬다. 깨끗한 바다라 해산물도 풍부한 것이리라.

통영은 우리나라 굴의 80%를 생산해낸다. 그래서 겨울, 통영을 찾는다고 하면 으레 굴을 떠올린다.

통영의 거제-한산만 해역은 해외로의 수출이 허락된 대표적인 굴 양식장이다.

배를 타고 바다 한복판에 포진한 굴 양식장을 구경했다.

너무 아름다워서 입이 벌어지는 바다 풍경에 일렬로 늘어선 굴 양식장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비록 바다 밑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아래에는 탐스러운 굴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을 터였다.

사실 이번 통영을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굴 양식이라는 것은 인위적으로 굴을 키우는 것이라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양식이라 하면 인위적으로 사료 등을 먹여 키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굴 양식은 굴의 어린포자를 석화껍질에 붙이는 채묘 작업 후, 굴이 자라기 좋은 통영의 바다에서 6개월 정도 자라게 한 뒤 채취하는 방식이다.

굴은 주로 플랑크톤을 먹는데, 그것이 풍부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자란 굴은 다른 곳에서 나는 굴보다 크기도 크고, 통통해 식감이 좋다.

그래서 사람들이 굳이 통영의 굴을 찾고, 또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수출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푸른 바다와 싱싱한 굴이 있는 통영, 겨울 여행의 시작점이 아닐 수 없다.


2009/12/29 14:29 2009/12/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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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y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 갑자기 굴한접시 초장에 찍어먹고 싶어지는 군요.. ㅎㅎㅎ

    2009/12/3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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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을 할 땐 꼭 필요한 짐만 간단히 챙겨가는 게 좋다.

물건에 대한 미련을 많이 버리고 간 것 같은데, DSLR과 폴라로이드를 함께 담았다. 폴라로이드를 꼭 찍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여행을 하다보니 폴라로이드를 꺼내든 건 일정의 막바지쯤이었다.

그 사진들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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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르 쉬즈 우아즈에 있는 고흐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배경이 된 곳. DSLR이 아니라 폴라로이드에 이 곳을 꼭 담아야만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혔다.

그림과 최대한 비슷한 사진을 찍기 위해 필름을 몇 장이나 버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순간만은 필름이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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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한 지하철역. 기차를 기다리다가 이 곳의 풍경이 마음에 들어 또 셔터를 눌렀다.

기찻길도 좋아하고, 파란 하늘도 좋아하는데 그 둘이 함께 있으니 어찌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해지는 오후의 이 애매한 풍경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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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 말고 그저 공원에 앉아 여유도 느껴보고 싶었다.

비가 오다 햇빛이 쬐는 오락가락한 날씨. 마치 구멍이 난 것처럼 흰 구름에 둘러싸인 파란 하늘을 보니 그 공간을 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파란 하늘만 보면 상투적이게도 거기에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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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풍성한 나무와 그 아래 놓인 벤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앉아 있다면, 아니 굳이 둘이 아니라 혼자여도 그곳에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면 부러울 게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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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성당 앞에는 오늘도 사람들이 한 가득이다.

한 여인을 사랑한 꼽추는 아직도 저기 어딘가에 숨어 있을까.

파란 하늘 아래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 성당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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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느강의 물은 더러웠다라고 누구나 말하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낭만까지는 어찌 부정할 수 있으랴.

유람선을 탄 사람들에게만은 최대 낭만의 공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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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철근 구조물. 이게 낭만일 수 있는 것도 파리의 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파란 하늘과 에펠탑은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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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뜨 언덕에 있는 사크레꾀르 성당. 언제나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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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뜨 언덕에는 그림 그리는 화가들이 많다. 그 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사기치는 사람들도 많다.

어리숙하게도 거기게 걸려들었다. 점잖아 보이기에 열정이 넘치는 노신사 쯤으로 생각한 내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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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 루즈. 그 시대 화가들이 사랑했던 낭만은 사라졌을 것만 같아 들어가기 겁나는 곳이다.

로트렉은 지금의 물랭 루즈에도 머물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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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루즈의 가벼운 풍차보다는 소박한 이런 풍차가 더 마음에 들었다.

나무에 가려 조금만 모습을 드리우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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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달팽이 요리는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소르본느 대학 앞에서 저렴하게 해결했다.

저렴한 가격에 맛은 좋아 만족스러웠다.

달팽이가 집게에서 자꾸 달아나 조금 먹기 어렵긴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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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주리 미술관 앞에 있던 로댕의 키스. 물론 복제품이겠지?

비 쏟아지는 거리에서 그래도 카메라를 꺼내게 만든 키스.

여행은 시작부터 끝까지 낭만이니까.


2009/10/27 16:09 2009/10/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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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pjo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부러버라..

    2009/10/27 17:09
    • 섹시고니  수정/삭제

      사진이 기억처럼 좀 흐릿하네요. 웅.

      2009/10/28 13:17
    • 임지  수정/삭제

      폴라로이드가 미니 사이즈라서 작기도 하고, 그걸 스캔한거라.

      실제로 보는 사진이 더 좋아요.

      2009/10/28 15:20
  2. 비밀방문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9/10/28 18:04
    • 임지  수정/삭제

      폴라로이드 단종되나요?

      그래도 필름은 나오겠죠?

      저도 폴라로이드 색감 좋아하는데.

      2009/10/29 13:18
  3.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노신사에게 어떤 사기를 당했나요?

    2009/11/07 12:06
    • 임지  수정/삭제

      화가 행세를 하면서 그림을 그려주는 겁니다.

      그림을 보면 초등생 수준이죠.

      2009/11/07 14:22
    •  수정/삭제

      진짜 웃기군요.ㅋㅋㅋㅋㅋ^^

      2009/11/0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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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하면, 해바라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고흐는 각기 다른 총 6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고흐가 편지에서 직접 언급한 숫자로 사실 편지를 쓴 이후 더 많은 해바라기를 그렸을 지도 모른다는 추측들도 있다.

그림을 그려달라는 고갱에게 고흐가 선물한 그림도 해바라기였다.

고흐는 왜 그토록 해바라기를 좋아했을까?

늘 품고 있던 의문이었는데, 지난 여름 아를을 다녀오면서 궁금증이 조금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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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아를로 향하고 있는데, 창 밖으로 노란 풍경들이 지나갔다.

저게 뭐지? 하고 보니 그것들은 무수한 해바라기들이었다.

이제까지 내가 기껏 본 해바라기라곤 많아 봐야 10송이가 함께 피어있는 정도였는데,

이 무수한 해바라기 밭을 지나니 그저 감탄만이 흐를 뿐이었다.

강렬한 태양 아래에서 부드럽게 빛나는 노란빛.

어찌 해바라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고, 그것을 그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 싶었다.

당장이라도 기차에서 내려 그 해바라기 밭을 거닐고 싶었지만 기차는 너무 빨랐고, 나는 내릴 용기가 없었다.

눈부셨던 그 해바라기 밭이 그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10/21 16:43 2009/10/21 16:4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Non-Fixed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흐마져도 활활 타오르는 열정은 역시 해바라기죠..
    세계에서 고흐를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리서치결과를 본적도 있는데..^^
    아~ 머리에 달고 한번 뛰어보고 싶은 해바라기 밭이군요..(으잉?)

    2009/10/21 17:44
    • 임지  수정/삭제

      해바라기 꽂는다니 미친소가 생각나네요. 하핫.

      고흐를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일본 아닌가요?

      고흐와 관련된 곳들 돌다보니 한국인은 거의 못봤는데, 눈에 밟히는 게 다 일본 사람들이더라고요.

      2009/10/2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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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를 찾아 떠난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당연하게도 고흐가 삶을 마무리한 오베르 쉬즈 우아즈였다. 파리 근교에 있는 한적한 마을.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꼭 가보고 싶으면서도 뭔가 두려운 그런 곳이었다.

파리 북역으로 가 퐁투아즈행 기차를 탔다. 1시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 퐁투아즈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내려 다시 오베르 쉬즈 우아즈행 기차로 갈아탔다. 20여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그 곳에 오베르 쉬즈 우아즈가 있었다.

기차역에 내리니 멀리 오베르 교회가 보였다. '아 내가 정말 오베르 쉬즈 우아즈에 왔구나'라고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조심히 내딛으며 고흐의 흔적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오베르 쉬즈 우아즈는 그 어느 곳보다도 고흐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잠깐 한 눈을 팔면 놓쳐버리고 마는 곳, 하지만 조금만 돌아서면 다시 찾을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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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동상이 있는 아담한 공원. 고흐라고 하기에는 너무 날카로워 보이지 않나 싶다. 홀로 외로이 서있는 걸 보니 쓸쓸함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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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르의 시청이 그림과 똑같은 모습으로 서 있다. 누구라도 그냥 지나쳤을 이런 관공서가 고흐의 그림 때문에 살아난다. 오베르의 시청은 오베르에 있었기에 제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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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바로 앞에 있는 라부 여인숙. 실제하고 있는 공간임에도 그저 그림 같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딱히 건물이 예쁜 것도 아닌데, 이미지의 힘이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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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 여인숙에 오르니 고흐가 묵었던 방을 공개하고 있다. 어두운 계단을 지나 쪽빛 햇살이 비치는 아주 작은 방. 침대와 의자 정도만 놓여있었을 이 곳이 고흐가 묵었던 곳이라니.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벅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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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 우거져 그림과 똑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계단이나 멀리 보이는 빨간 집들은 그림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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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르 쉬즈 우아즈를 방문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곳이 바로 이 곳이다. 하필이면 이 때 보수 공사를 하고 있어서 제대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림 속 성당이 실제하고 있는 걸 보니 그 감동만큼은 어찌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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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르 성당에서 조금만 오르면 고흐와 태오가 잠든 공동묘지가 나온다. 화려할 것도 없이 그저 나란히 묻혀있는 형제들의 무덤은 그저 소박했다.

그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초라하지도 않은 그러면서도 늘 서로가 의지하는 그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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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무덤을 볼 때보다도 이 밀밭에 이르렀을 때가 더 벅찬 감동을 안겨 주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아련함까지. 끝없이 펼쳐지는 지평선. 하늘과 맞닿은 그 풍경이 그렇게 멋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그토록 슬플 줄은 몰랐다.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은 닿을 수 없는 어떤 먼 곳에 대한 동경심과 기대를 안게 한다면, 이런 지평선은 아득한 그리움이 전해져온다.

고흐는 이 곳에서 과연 무엇을 봤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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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를 찾아 떠난 여행은 오베르 쉬즈 우아즈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설레임만으로 시작했던 이번 여행에서 나는 고흐의 흔적들을 찾아 다녔지만 고흐를 이해했는 지는 잘 모르겠다. 같은 곳을 바라봤지만 내가 본 풍경도, 내가 느낀 감정도 달랐기 때문이다.

같은 곳을 본다고, 같은 감정을 느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그저 우리가 같은 곳을 바라봤다는 것, 같은 곳에 있었다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라는 것,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고흐를 찾아 떠난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만 같다.

2009/10/14 05:31 2009/10/14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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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섹시고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고흐'에 대한 관심은 제한적인 편이지만 밀밭의 풍경은 사람 냄새가 느껴져서 참 좋아 보이네요. // 언젠가는 저도 '까뮈'를 쫓는 여유있는 걸음을 걷고 싶어요.

    2009/10/14 06:07
    • 임지  수정/삭제

      꼭 해보시길 바래요.

      이 시간에 첫 댓글이라 뭔가 감동입니다.

      2009/10/14 06:21
  2. 하늘보며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지혜를 찾아 떠난 여행기를 듣고 싶어요. ㅎ

    2009/10/14 09:37
    • 임지  수정/삭제

      제 모든 포스트가 지혜를 찾아 떠난 여행기의 일부겠죠.

      2009/10/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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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의 기차역은 아주 작았다. 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왔는데,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횡한 모습이었다. 그 어느 곳을 가도 쉽게 볼 수 없었던 황량함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사람들을 따라 무작정 길을 나섰다. 아를 시내 지도를 보며 숙소를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숙소가 있는 거리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그냥 '감'을 믿고 가기로 했다.

번화한 곳들을 지나고 지나 고속도로로 나가는 길이 있는 한적한 길에 다다랐는데도 숙소는 보이지 않았다.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동양인인 내가 신기한지 장난을 거는 바람에 덜컥 겁이 났다. 비록 날은 밝았지만 인적이 너무 드물어서...

그 때 막 건물에서 나와 차를 타는 한 여자가 보였다. 그곳으로 가서 호텔 위치를 물었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그 분이 차에 흔쾌히 태워줘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사실 길을 물으면서도 차를 태워주길 간절히 바랬었다. 더위에 너무 지쳐 있었으므로.

숙소에 도착한 후 이미 몸은 지쳐있었지만 그래도 이대로 시간을 보내면 안될 것만 같았다.

무거워진 발을 질질 끌고 밖으로 나섰다. 호텔 근처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버스는 3, 40분 간격으로 왔다. 그야말로 습기 하나 없이 쨍쨍 내리쬐는 햇빛을 그대로 받으며 버스를 기다렸다. 혹시나 싶어 아이팟터치를 꺼냈는데 Wi-Fi가 돼 잠시 트위터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아를은 작은 마을이지만 고흐가 살았고, 그림을 그렸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서인지 고흐와 관련된 이정표가 잘 정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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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버스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웠던 에스파스 반 고흐. 귀를 잘라낸 고흐가 묵었던 병원이다. 현재는 문화센터 등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그림 속 정원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그림과 똑같은 모습을 찍어보려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나무들이 더 키가 크고 통통해져 그림에서 보이는 건물들을 가리고 있었다. 그것이 오히려 시간의 무게를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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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돌려 아를의 원형 경기장을 지나 역쪽으로 쭉 내려갔다. 론강과 노란집이 있던 자리를 보기 위해서였다. 가다보니 노란집은 역에 도착했을 때 지나쳐왔던 곳이었다. 알아보지 못한 건 노란집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고흐가 그렸던 곳들은 왠지 모두 남아있어야만 할 것 같은데, 그곳이 사라져 쓸쓸함이 몰려왔다. 어쩌면 몸도 지치고, 더위에도 지치고, 혼자 하는 여행에 외로움도 커졌던 날이라 더 쓸쓸했는 지도 모른다.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하루였던 것 같다.

아무튼 비록 노란집은 사라졌지만 노란집 뒤에 있던 굴뚝이 있는 건물과 길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노란집에서 고갱과 함께 살며 예술가의 집을 만들고 싶었던 고흐의 꿈도 이 노란집과 함께 사라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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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집이 있던 자리를 뒤로 한 채 론강쪽으로 향했다. 노란집과 론강은 아주 가까웠다. 고흐는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론강가에 나와 밤새 그림을 그렸던 게 아닐까.

내가 도착한 시간은 비록 늦은 오후이긴 했지만 여전히 밝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론강에 비치는 불빛도, 그 위에서 반짝이는 별들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강의 라인이 그림에서 그려졌던 곳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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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맥주를 한 잔 하러 밤의 카페 테라스를 찾아간다. 이곳을 찾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림 속 장면만 생각하고 있었으니 눈에 띌리 없었다. 머릿속에서 그림을 지우고 둘러보니 그제서야 이 카페가 보였다.

카페 양 옆으로도 다른 카페들이 노천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테이블과 의자가 빼곡히 놓여 있어 그림 속 모습을 찾기가 힘이 들었다.

동그란 테이블은 여러 사람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로 바뀌어 있었고, 고흐의 그림을 내세우고 운영되고 있는 모습에서 가장 상업적인 냄새가 났다.

그림 속 카페가 아직도 남아있고, 운영되고 있다는 건 좋았지만 너무 상업적으로 변질돼 안타까웠던 곳이다.

아를은 무척이나 뜨거운 곳이었다. 그야말로 남부의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곳. 온 몸에 뜨거운 태양이 와 닿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 햇빛에는 습기가 조금도 없어 불쾌하진 않았다.

그 뜨거운 태양을 고흐의 열정이라 생각하며, 피부로 느꼈다. 나도 미지근하게가 아니라 어느 한 때만이라도 이토록 뜨겁게 살아야지 마음 먹으며 아를의 밤을 맞았다.


2009/08/21 10:30 2009/08/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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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llu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과 그림들 매칭을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밤의 테라스 사진으로 나온것중에 그림과 비슷하게 찍은 사진은 그래도 느낌이 남아있던데 임지님 블로그에서 보니 참 다르군요 ㅎㅎㅎ

    2009/08/21 13:05
    • 임지  수정/삭제

      제가 사진을 잘 못찍어서 그렇죠 뭐. ^^

      밤의 카페 테라스 사진은 비슷하게 찍으신 분들 많이 있더라고요.

      그새 바뀐 건지...

      2009/08/21 13:22
  2. 김치군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녀온지 얼마 안되서인지 그리운 곳이네요. 트랙백 날리고 갑니다 ^^

    2009/08/21 14:04
    • 임지  수정/삭제

      저도 다시 가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2009/08/21 15:27
  3. 안후영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이런 여행방식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한 예술가의 작품으로 남겨진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낭만적이네요! ^^

    2009/08/21 14:36
    • 임지  수정/삭제

      그렇죠. 뭔가 예술가들의 흔적을 따라간다라는 게.

      고흐는 풍경들을 거의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그렸기에...

      그리고 프랑스는 그곳들을 간직하고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2009/08/21 15:28
  4. 토토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봤습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2009/08/21 16:02
  5. 섹시고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いま, 會いにゆきます

    2009/08/22 05:51
    • 임지  수정/삭제

      댓글도 검색해서 알아 먹어야 하다니 ㅎㅎ

      번개에선 고니님이랑 얘기할 기회는 없었네요.

      제주도 놀러오심 그 때 봐야겠어요~ ^^

      2009/08/23 12:17
  6. SoulbomB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럽여행했던 기억이 폴폴 나네요 ~_~

    좀 어렸을때 가기도 했고 스케쥴이 빡빡해서 저런 곳까지 못 가본게 아쉽습니다아~

    2009/08/23 19:48
    • 임지  수정/삭제

      여행이라는 건, 갔다 와도 갔다 와도 자꾸 미련이 남는 거 같아요.

      자꾸 또 가고 싶은 걸 보면 ^^

      그 아쉬움 그냥 접지 마시고, 계획 짜서 다녀오세요~

      2009/08/2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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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를 찾아 떠난 여행을 떠난 내가 아비뇽에 불시착했다.

사실 아비뇽은 경유지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하루를 묵게 된 것이다.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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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 베네제 다리', 동요 '아비뇽의 다리 위에서'의 무대가 된 곳이라고 한다. 끊어져서인지 파란 하늘과 파란 강물 때문인지 쓸쓸해 보인다.


원래 나의 목적지는 아를이었다.

파리에서 아를로 가기 위해서는 아비뇽을 거쳐서 그곳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

아비뇽에서 아를은 20분이 채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

하지만 TGV를 타고 가면 아비뇽 TGV역에 내리기 때문에 일반 기차역으로 이동한 뒤 기차를 타야 한다.

많은 여행객들이 경유하는 곳이므로 아비뇽에 가면 당연히 기차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비뇽에서 아를로 가는 기차 시간을 알아보지 않았단 얘기다.

그런데 웬 걸. 아비뇽으로 출발하기 전에 혹시나 하여 타임 테이블을 봤더니 내가 아비뇽에 도착하는 시간에는 아를행 기차가 없었다. 이건 그야말로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었다.

기차 시간을 기다리며 마시던 맥주가 확 깨는 순간이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안절부절 못하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래, 여행 중 만나는 뜻하지 않은 난관도 역시 여행자가 겪어야 할 몫이다. 아비뇽은 여행객들이 많은 곳이니 호텔 하나쯤은 있겠지 싶어 걱정을 덜어두기로 했다.

드디어 도착한 아비뇽. 아비뇽은 어두웠다. 유럽의 백야를 고려했을 때, 이 어둡다라는 건 상당히 늦은 시간을 의미한다.

아비뇽 시내로 나와 호텔을 찾아다니는데, 길거리에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았다. 이것도 보통의 유럽의 밤풍경과는 다른 모습. 왜 그럴까 했더니 하필 그날이 아비뇽 연극 페스티벌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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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연극 페스티벌엔 한국팀도 참가했다, '어미'


길 가 노천 카페에는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떠들썩하게 그 밤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몸은 몸대로 지쳐 있었고, 숙소도 없어 마음이 불안한 상태.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며 놀고 있으니 마음은 더 불안했다. 허름한 한 호텔을 발견해 들어가니 방이 없단다. 길을 더 걷다가 다른 호텔에도 들어갔는데 역시 빈 방이 없었다. 순간 머릿속엔 온갖 생각들이 교차했다. 노숙을 해야하나, 저기 경찰이 있는데 경찰서에서 재워달라고 할까, 한국 사람들을 찾아서 하룻밤 재워달라고 할까 등등.

호텔 한군데만 더 가보자 하고, 역 바로 옆에 있는 ibis 호텔로 향했다. 들어갔더니 직원은 통화를 하면서 한 사람의 체크인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 사람의 체크인이 끝났는 데도 내겐 신경도 안쓰고 계속 통화 중이다. '이거 방이 없기 때문인 걸까', 방이 없다고 하면 사정해서 로비에서 묵게 해달라고 해야지 생각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통화가 끝나 방이 있냐고 물었더니 다행히 있다고 한다. 순간 모든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하룻밤 10만원이 넘는 거금이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결제를 했다.

방에 들어가니 이제껏 내가 지낸 호텔 중 가장 깔끔하고 넓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 하루 정도는 호강하면서 재충전하고, 남은 여행을 잘하자고 마음 먹었다.

욕조에 물을 받고, 아이팟터치로 음악을 틀고, 이곳으로 오기 전 파리의 한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와인을 꺼냈다. 아, 스크류가 없다. 부랴부랴 로비로 내려가 와인을 따 달라고 했다. 짜증 하나 없이 웃으며 따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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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욕조에 우아하게 몸을 담근채 와인을 마시는 여행 중 최고의 호사로운 휴식이었다.

간만에 잠을 푹 자고, 이왕 이곳에 왔으니 아비뇽을 둘러보기로 했다. 다행히 아비뇽에도 고흐의 그림 한 점이 있었다. 앙글라동 미술관에 있는 '객차'가 그 것. 앙글라동 미술관은 오후에 문을 여는 곳이라 오전에는 아비뇽을 돌아 다녔다.

일전에 포스팅한 것처럼 아비뇽의 골목길들에 반해 목적도 없이 골목길만 헤매고 다녔다. 그렇게 돌아다니다보니 아비뇽 교황청도, 아비뇽의 다리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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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유수'로 로마로 가지 못한 교황이 생활하게된 아비뇽 구 교황청.


구 교황청은 비록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지만 끊어진 쌩 베네제 다리는 무언가 스잔했다. 무언가가 끊어진다라는 건 '이별'을 떠오르게 하고, 그래서 슬프다. 쌩 베네제 다리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는데, 론 강의 범람으로 유실됐다고 한다. 구 교황청과 더불어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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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들라동 미술관이 문을 열기도 전부터 문 앞에서 개장만을 기다렸다. 그림을 빨리 보고, 아를행 기차를 타야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가정집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오후가 돼야 문을 연다고 한다.

소장품만으로도 미술관이 될 수 있으니 굉장한 수집가이다. 아니 어쩌면 예술가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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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그림 '객차'. 개인적으로 기차를 참 좋아한다. 여행의 묘미는 '기차'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건 아마도 어릴 적 기억과도 관련 깊은 것 같다. 어렸을 때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여행가는 길은 언제나 신났었다. 그 소란스러움과 더불어 기차 안에서 사 먹는 간식의 맛. 지금도 자동차를 타고 떠난 여행보다는 기차를 타고 떠난 여행이 여행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그림은 그런 설레임보다는 쓸씀함이 묻어난다.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의 마음이랄까? 아니, 기차가 멀리 있는 걸 보니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떠난 마음일까. 그림이 참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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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들라동 미술관에는 고흐의 그림 외에도 피카소와 모딜리아니, 세잔 등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피카소는 사진들도 많았는데, 그 중 마음에 들었던 사진. 저 사진은 왠지 빠삐용이 생각난다.

비록 내 실수로 아비뇽에 불시착했지만, 아비뇽에서의 하룻밤은 위기 속에서 건진 뜻밖의 행운이었다.


2009/08/13 16:42 2009/08/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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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보며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체가 뭡니까..

    임삿갓?

    2009/08/13 18:08
    • 임지  수정/삭제

      최근 생각한 건 낭만 감성주의 방랑자?

      2009/08/13 18:16
  2. 비밀방문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9/08/13 23:28
    • 임지  수정/삭제

      혹시 외국분이신가요?

      22일에 번개가 있는데, 그땐 한국에 안오시는 지요?

      2009/08/14 08:57
    • 비밀방문자  수정/삭제

      비밀글의 작성자만 읽을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9/08/14 11:06
    • 임지  수정/삭제

      아~ 그러시군요.

      서울에 오실 일정이 된다면 22일 모임에서 뵙고 싶습니다.

      22일 금요일 오후 7시 홍대입구 4번 출구에서 모일 예정이에요.

      2009/08/14 13:09
  3. 월하  수정/삭제  댓글쓰기

    키보드 문제로 한글로.. 닉네임을 ㅎㅎㅎㅎ

    아비뇽.. 제목 보자마자 아비뇽 유수 가 생각났는데, 역시 언급하셨군요.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지라. ㅎㅎㅎ

    2009/08/14 00:15
    • 임지  수정/삭제

      전 역사에 대한 지식이 짧아서 아주 간단히 '언급'만 했어요^^

      학교 다닐 때 세계사 수업 제대로 안 들은 게 참 후회된다니까요.

      2009/08/14 08:58
  4. 섹시고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전 왜 '아비뇽'하면 ..


    이소룡이 코를 스치듯 엄지를 가로질러 휘두른 후 포효할 때 내는 소리 '아비호~~'가 연상되는 걸까요?

    아마 아비뇽에 대한 어떤 추억도 없기 때문인 듯. 웅.

    2009/08/14 00:56
    • 임지  수정/삭제

      아비뇽과 아비호라 ㅋ 재밌네요^^

      2009/08/14 09:00
    • 하늘보며  수정/삭제

      전 아비뇽하면..
      빠삐용이 생각나요.

      대체 무슨 관계죠?;

      2009/08/14 12:33
    • 임지  수정/삭제

      뇽과 용.

      '용용죽겠지'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네요. ㅎ

      2009/08/14 13:10
  5. 낭만주의해커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해외의 풍경들을 바라보다보면.. 우리나라도 잘만 관리하면 저것보다 더 멋진 곳들이 많이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사진 잘 보고 갑니다..

    2009/08/14 20:09
    • 임지  수정/삭제

      그쵸. 우리나라에도 멋진 풍경 참 많죠.

      문제는 그 멋진 풍경과 어우러지는 도시 경관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는 데 있는 듯.

      2009/08/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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