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파업을 예고한 화물연대 노동자들을 취재한 적이 있다. 오늘 화물연대가 다시금 파업을 벌인다고 하니 4년전 상황이 문득 떠올랐다.
그 당시 썼던 기사를 다시 읽으며, 4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봤다. 그러고나자 너무 슬프고, 화가 났다. 아니, 분통이 터졌다. 4년전보다 상황이 더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공공운수연맹서 언급한 화물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자.
일을 할수록 더 많은 빚이 쌓이는 기가 막힌 현실이 화물노동자에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부산 왕복 운임이 80만원. 거기에 기름값 65만원, 도로비 7만 6천원, 4끼 식대 2만원, 주선료 건당 1만 7천원을 제하면 3만 7천원이 남습니다.
도로에서 이틀동안 14시간 이상을 일하며 받은 수입이 이렇습니다. 그래도 화물 운송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이미 빛을 지고 산 화물차 때문입니다.4년전인 2004년, 경유가는 리터당 852원이었다. 4년 후인 2008년 6월 9일 현재, 경유가는 리터당 1912원이다. 무려 2배가 넘게 뛰었다. 당시 서울 부산 왕복시 받는 운송료는 80만원, 그 운송료는 4년 후인 지금도 여전히 80만원이다. 기름값이 2배나 뛰었어도 운송료는 요지 부동이다.
당시도 기름 넣을 돈이 없어서 운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긴 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하다. 일하지 않고, 차를 세우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 되는 현실이다.
화물노동자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운송료를 현실화 시켜주는 것, 더이상 감당이 안되는 경유가를 내려주는 것, 표준요율제(고속버스처럼 노선간 운임료를 정율로 정하는 것)를 도입하는 것뿐이다. 이 역시도 추가된 요구가 아닌 몇년째 똑같은 요구 사항이다. 그 누구도 화물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증거다.
4년 전보다 나아지기는 커녕 더 힘들어지기만 한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건, '생존권'이라는 말이 너무도 절박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해가 거듭될 수록 열악해져만 가는 화물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이 뼈아프다.
화물노동자들의 지극히 현실적인 요구를 내 건 파업을 지지한다.
아래는 2004년 12월 2일 작성한 기사이다. 지금 읽어봐도 화물노동자들의 처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4년 전이 더 나은 환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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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넣을 돈이 없어 차를 세운다" 한 실업자가 화물노동자가 된 얘기가 있다. 경유 리터당 214원,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면 100여만원을 그것도 현금으로 만질 수 있었던 92년, 한 실업자는 화물노동자인 친구를 따라 화물노동자 길에 올랐다.
한 때는 정말 행복한 직업이었다. 주색잡기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2~3년 내 자신의 집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러나 지금, 한 실업자를 화물노동자의 길로 인도했던 그 친구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없다. 그런데 어쩌면 그게 더 편한 길일지도 모를 일이다.
2004년, 경유 리터당 852원(상반기 평균가), 서울과 부산을 똑같이 왕복하고 쥘 수 있는 건 40~50만원 가량의 어음이다. 언제부턴가 현금으로 지급되던 운송료는 어음으로 탈바꿈했다. 또 단돈 몇백원이 아까워 차 안에서 몸을 부릴 수밖에 없는 이들이 지금의 화물노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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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순회투쟁 차량인 윙카의 한쪽 날개를 펼치자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라는 현수막이 펼쳐졌다. | |
화물노동자, 어제 그리고 오늘
지난달 29일, 화물노동자가 된 그 실업자 오윤석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의 방송차에 올라탔다. 오 지부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하반기 투쟁승리를 위한 지도부 전국 순회투쟁'에 나서기 위해 충남 당진으로 내려가는 중이었다.
화물연대는 지난 13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보조금 지급 확대 및 실효성 확보 등 유류세 인상에 대한 정부 대책없이 2차 에너지세제개편이 단행될 경우 즉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12월 사업 및 투쟁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순회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재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경유가를 휘발유가의 85%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2차 에너지세제개편안의 큰 틀을 확정한 상태다. 현재 경유가가 휘발유가의 70%인 것을 감안하면 인상폭은 상당하다. 지금도 화물노동자에게 경유가는 부담스러운 짐이 아닐 수 없다.
오 지부장은 "총 매출에서 경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57~58%"라고 얘기했다. 경유가가 인상되면 그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건교부가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시 인상액 전액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관계부처인 기획예산처 등과는 아직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고속도로, 혹한 밤
충남 당진 한영철강 앞, "화물노동자 총단결로 생존권을 쟁취하자"는 큰 현수막이 걸린 윙카(화물박스 양쪽이 날개처럼 열리는 차량)가 모습을 드러냈다. 윙카가 한쪽 날개를 펼치자 또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현수막이 나타났다. 그 곳에서 순회투쟁단은 약식 집회를 갖고, 선전전을 진행했다. 쌩쌩 달리던 화물차들도 거의 대부분 멈추고, 창문을 내려 선전물을 받아갔다. “수고하십니다”라는 말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투쟁!”이라고 구호를 외치고 달리기도 했다.
지난해 5월과 8월 두차례 파업으로 화물노동자들의 파업 조직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아직도 유효하다. 그러나 오 지부장은 “지난해 5월 파업에서 처음으로 승리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반 정도는 복구가 됐다”고 말했다.
기사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음식을 소화시킬 틈도 없이 모두 차에 올랐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이번에는 안용철 화물연대 서경지부 조합원의 윙카에 올랐다.
여느 차와는 달리 꽤 높은 승차감에 놀라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안씨는 “여기가 제 침실이예요”라고 한마디를 던진다. 어리둥절한 채로 차 안을 둘러보니 좌석과 짐칸 사이의 어른이 다리를 주욱 펴고 눕기 어려울 정도의 자그마한 공간에 베개와 이불이 놓여있다. “고속도로에 나오면 휴게소에 차 세워놓고 모두 차 속에서 자요. 한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몸이 굳어서 무릎도 못 펼 정도예요.”
화물노동자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무려 80.7시간이고 하루 걸러 하루 꼴(48.2%)로 차량에서 잠을 자는데, 평균 수명시간은 하루 5.1시간에 불과하다. 지난해 부경대 윤영삼 교수가 화물연대 조합원 9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휴게소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도로교통비가 50% 할인되는 저녁 9시30분부터 오전 6시30분 사이에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위해 차 안에서 토막잠을 청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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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물연대 전국 순회투쟁에 참가하고 있는 방송차량과 윙카들의 행진. | |
아이엔아이스틸(INISTEEL) 당진공장으로 이동하는 사이, 차에 화물연대 로고를 단 조합원들이 손을 들어 아는 체를 했다. 더러는 로고를 붙이지 않은 사람들도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수고한다는 표시겠거니 생각했더니 “지난해 파업 이후로 화물연대 로고가 붙어 있으면 짐을 주지 않는 곳이 하나 둘씩 생겼어요.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로고를 뗄 수밖에 없는 거죠. 짐을 안 주는데…”라고 설명한다. 한 노조의 조합원이라는 것조차 떳떳하게 말할 수 없는 현실에 화물노동자들이 있었다.
일부 큰 공장에서는 화물연대 로고가 붙은 차들은 아예 출입조차 못할 처지라고 한다. 그러나 지난 19일 화물연대(의장 김종인)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회장 윤영호)가 '화물연대 조합원임을 이유로 스티커 등 차량의 부착물 철거요구, 불공정 배차 등 일체의 탄압 및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않겠다'고 합의함에 따라 이같은 대우는 앞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안씨가 화물노동자가 된 것도 어느덧 17년이란다. 그는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초가 그리워요. 그때는 기름을 가득 채워도 15만원이 안 들었는데, 지금은 38만원에서 40만원대가 나와요. 기름값은 그렇게 올랐는데 운임료는 똑같아요. 이해가 되세요?"라고 말했다. 일반 사람들의 상식으로도 쉽게 납득할 수는 없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는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이다 뭐다해서 기름값은 자꾸 올리고, 또 화물노동자에게는 사업자 등록을 가졌다고 또 따로 세금을 매겨요. 일한 만큼 도리어 세금은 더 나가는 거죠. 밤에 고속도로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한숨만 나와요."
화물노동자들은 지입차주라는 이유로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고 있고, 산재보험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는 장거리 심야 운전 등을 빈번히 해야 하는 화물노동자들에게 살얼음판과도 같다. 졸음운전 등 교통사고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5분만 늦어도 짐을 못 내려요. 그리고는 운송료도 확 깎아버리죠. 그러니 약속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라도 졸린 눈을 부릅뜨고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거에요. 화물차는 잠깐 졸아서 사고라도 나면 정말 죽음이에요. 앞을 보세요. 아무 것도 없잖아요." 안씨의 말을 듣고보니 왈칵 두려움이 끼쳤다.
이동 중, 안씨의 TRS(Trunked Radio System·주파수공용통신)에서 끊임없는 통신들이 이어졌다. 안씨는 이어폰을 꽂고 그 소리들을 듣더니 또 한숨이다. "난리에요. 난리. 요즘 짐이 없어서 짐 찾느라고." 듣고보니 순회투쟁단을 따라 다녔던 각 공장 주차장에도 짐 싣기만을 기다리는 텅빈 화물차들이 즐비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화물노동자, 오늘 그리고 내일
화물노동자들이 파업을 각오하기가 그만큼 어려운 것도 이같은 경제현실 때문이다. 파업을 하게 되면 철저하게 무노동무임금일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하루라도, 단 한 시간이라도 일을 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4일간의 전국 순회투쟁 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기로 한 안씨는 "나 하나가 희생해서 화물노동자들이 좋아진다면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얘기한다. "적재함이 녹슬어 있는 화물차들이 간간히 있어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아세요? 일이 없어서 일을 못하고 있다는 거에요. 쇠는 쓰지 않으면 녹슬잖아요. 그 사람들이 왜 일을 못할까요? 안타까운 현실이죠." 그래서 그는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조합원들을 탓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기름값 인상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차를 굴리기조차 힘들어지는 상황이 오면 파업을 결의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파업이 이어질 수 있는 현실에 직면해 있었다.
전국 순회투쟁단은 충남 서산휴게소에서 대천휴게소를 들러 선전전을 진행한 후, 다음 순회투쟁 지역인 전북 전주로 향했고, 오 지부장과 기자는 서산에서 차를 돌렸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가에는 드문드문 ‘화물차 매매’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기름 넣을 돈이 없어서 차를 세워두고, 할부금을 내지 못해 차를 빼앗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 안씨의 말이 머릿속을 울렸다. 단지 기름값이 없어서 화물노동자가 제 생명줄과 같은 화물차를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 화물노동자들의 오늘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내일은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안씨의 말이다. "남들보다 먼저 (투쟁의 현장에) 갈 것이고, 마지막까지 남을 겁니다. 어차피 웃을 일도 없는 세상, 끝까지 투쟁하며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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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0 13:56정말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노동 환경인거죠.
2008/06/10 14:22자영업자가 파업한다는 게 뭔 개소리인지 모르겠네요^^
2008/06/10 14:52그냥 장사 안한다고 표현하는 게 맞지 않나?
김밥천국에서 김값 올라서 1000원에 못판다고 문닫는 걸
파업이라고 부르진 않죠^^
화물노동자들은 자영업자가 아닙니다. 지입차주는 원해서가 아니라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거죠.
2008/06/10 14:56화물차의 주인이라고는 하나, 이들도 운송업체와 고용관계를 맺고 있는 노동자입니다. 화물노동자가 자영업자라는 건 자본의 논리죠.
장난하십니까?
2008/06/10 15:08그럼 김밥천국 주인들은 어렸을 때부터의 소망이
김밥천국 주인이라서 그짓 하고 있는 거로 보이나?
그게 자영업자 구별기준이랑 뭔 관계?
운송업자들이 주선료내는거 보면 자영업으로 보이니?
2008/06/10 15:22프리랭스는 다 자영업이니?ㅋ 구분좀 하고 말좀하자..
김밥천국 운운하는 님..앞뒤도 안맞는 말로 헛소리 그만하세요. 뭐하시는 분이신지 모르겠지만, 편협한 사고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않는 분이신것 같군요.
2008/06/10 15:31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8/06/10 15:20슬프기도 하고 화도 납니다. 그러니까 바꿔야하는 거 아닐까요?
2008/06/10 15:57자영업자로 화물운송을 하시는 분들이 화물노동자보다 형편이 낫다 생각되기도 하지만
2008/06/10 17:11빚내서 화물차하나 사서 몰고다니는 자영업자를 생각하면
화물노동자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름값 상승으로 이런저런 비용빼면 얼마되지 않는 돈으로
딸린 식구들 부양할 노동자 한분한분의 삶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국제 유가 상승을 막을 순 없겠지만, 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바로 바로 기름값을 올려 버리는 정유사의 횡포는 막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2008/06/11 15:15그래서 희망이 보이기도 합니다.
3만7천원이 남는다구요? 비싼 보험료. 법을 지키면서 한다고 해도 어쩔수없이 걸리게되는 과적내지는 교통범칙금.온갖 세금등등..매달 200만원 이상 적자가 나는게 현실입니다.
2008/06/10 17:22그 현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2008/06/11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