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모니'가 시작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나는 끝도 없이 울었다. 너무 울어 머리가 아파 미칠 지경이었다. 그 영화에는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모습이 있었다.

영화 속 여성들의 범죄는 대부분 '성'과 관련 깊은 것이었다. 의처증 가진 남편의 심한 폭력, 의붓 아버지의 성폭력, 남편의 불륜 등. 아직도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며, 그로 인해 피해자이면서도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이 뼈저리게 아팠다.

영화에 등장하는 정혜는 남편의 계속되는 폭력에 저항하다 결국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임신한 몸이었던 그녀는 결국 교도소에서 출산을 하게 되는데, 현행 법상 여성 수용자가 교정시설에서 출산할 경우 아이를 교정시설 내에서 양육할 수 있는 기간은 생후 18개월까지이다.

교도소에서 아이의 돌잔치를 치르고, 아이를 떠나보내기까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정혜. 교도소 밖에서 아이와 단 하루만이라도 보내고 싶은 마음에 합창단을 결성하고, 성공적인 무대를 치를 경우 하루의 특박을 약속 받는다. 큰 줄거리는 이러하다.

아이의 순진무구함과 그 아이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엄마의 심정들이 짠하게 느껴진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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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나서도 여운이 길게 남았었는데, 얼마 전 이러한 일들이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실에선 더욱 더 비참한 '정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 9월 1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파경, 그 후 - 살인자가 된 캄보디아 신부'를 방영했다. 당시 방송을 보지 못했다가 얼마 전 이야기를 전해 듣고 찾아 봤다.

캄보디아 신부인 츠호은릉엥(한국 이름 초은, 이하 초은)씨는 지난 8월 29일 여자 아이를 낳았다. 그렇다. 초은씨는 바로 교도소에 복역 중인 수감자였다. 그녀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1년 6개월 뿐. 그리고 그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왜 살인자가 됐을까?
초은씨가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온 건 2008년 4월. 국제결혼을 한 이주여성이다. 그리고 그녀의 결혼 생활은 결국 파경으로 끝났다. 남편의 끝없는 폭력에 시달렸지만 초은씨는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캄보디아로 돌아갈 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신 중임에도 계속되는 폭력에 견디다 못한 초은씨는 더이상 남편이 다가오지 못하게 칼을 집어 들었고, 술에 취해 칼 앞에서도 주저하지 앉는 남편을 결국 찌르고 말았다. 남편은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6일 만에 숨지고 말았고, 그녀는 살인죄로 4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결혼 1년 4개월 만이었다.

여기까지는 영화의 내용과 닮아있다. 하지만 초은씨가 더 비참하다고 한 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정혜'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731회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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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은씨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외국인이다. 게다가 현행법을 어겼기 때문에 때문에 4년 복역이 끝나면 캄보디아로 추방 당한다. 그러면 그녀는 딸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것이다. 딸과 함께 캄보디아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딸의 친권과 양육권은 시댁이 가지고 있다. 시댁에서는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낼 계획이다. 친권도 포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것을 초은씨에게는 절대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대로라면 결국 초은씨는 캄보디아로 추방 당해 찢어지게 가난했던 삶을 살아야하고, 그녀의 딸인 윤하는 엄마와 생이별하고 보육시설에 맡겨져야 할 운명이다.

초은씨의 소원은 딸 윤하와 함께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이가 양육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국적을 취득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은씨가 양육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미 고인이 된 남편, 친권을 포기하겠다는 시댁. 아이를 양육하고 싶지만 강제추방의 위기에 선 초은씨. 초은씨와 딸 윤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초은씨가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래서 양육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아닐까?

우리 사회에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주 여성들. 그들은 실상 '사랑'보다는 한국 남성들의 필요에 의해 팔려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가정 폭력 등에 쉽게 저항할 수 없고, 또 쉽게 버려진다.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이주여성들은 불법체류자로 남거나 고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들을 위한 법률 지원이나 생활 지원 등도 미비한 수준이다. 같은 국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팔려 오고, 버려지는 여성들을 그냥 내버려둬도 괜찮은 걸까?

초은씨도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결혼한 뒤부터 계속해서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19살 어린 신부에게 낯선 땅과 남편의 폭력은 가혹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주 여성들을 내버려둔 이 사회의 피해자라고도 할 수 있다.

초은씨가 양육권을 갖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한 모금 청원이 필요한 건 우리가 가해자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초은씨가 양육권을 갖고, 윤하와 함께 한국에서 힘차게 살아나갔으면 한다.

아고라 모금 청원 가기 :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 ··· %3D90467
2010/03/09 11:54 2010/03/0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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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y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러내놓고 보이는 폭력보다 보이지 않는 멸시와 괄시가 더 무섭죠.

    어디까지나 사견이지만,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5위안에 드는 인종차별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뭐 일단 국내에서도 지역별 차별과 욕설이 난무하는 나라인지라...

    초은씨와 그딸 윤하양이... 같이 살 수 있으면 좋겠네요...

    2010/03/09 12:25
    • 임지  수정/삭제

      헛. 빠른 댓글... ^^

      그렇죠. 우리나라처럼 단일 민족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나라도 없죠.

      그 민족성의 이면이 인종 차별이고요.

      아고라 서명에도 동참해주시면 감사 ^^

      2010/03/0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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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타임스'는 무서운 책이다. 아니 세상이 무섭다는 걸 다시 한 번 알려준 책이다.

이사카 코타로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가벼워 보이지만 다루는 주제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사카 코타로가 꾸준히 제기하는 문제는 거대한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이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고, 그것에 조정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로 인해 곤경에 처하고 영웅이 되는 이야기들을 각기 다른 목소리들로 해왔다.

'모던타임스' 역시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의식적으로 행한 행위가 어떻게 시스템에 의해 감시되고, 통제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매개체가 이번에는 '검색'이다. 최근 검색 서비스가 발전해 온 걸 생각하면, 그것들은 내게 맞춰서 최적화돼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단지 편리하다고 생각하기에는 검색 서비스가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쉽게는 내가 검색하는 주제에 맞는 타켓팅 광고가 노출되는 것이고, 좀 더 복잡하면 이전에 검색했던 내용과 관계있는 연관 검색어들을 찾아주고, 검색을 통해 관련 있는 다른 검색으로 끊임 없이 유도하기도 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은 끊임없이 사용자의 패턴을 분석하고, 좀 더 맞춤화된, 또는 소비를 일으킬 수 있는 검색으로 유도한다.

그리고 이런 특정한 조합들로 그들을 통제하고 '입막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던타임스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도 특정 단어와 특정 단어를 함께 검색하는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사라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그 진실에 접근해 가는 이야기를.

시스템은 언제나 영웅과 주적을 원한다. 우리는 그것을 알지도 못한 채 영웅을  떠 받들고, 주적을 욕한다. 그 영웅이 사라지면 또 다른 영웅이 등장하고, 그 주적이 사라지면 또 다른 주적이 등장한다. 그렇게 어리석은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다.  'MB OUT'이라는 구호는 얼마나 허무맹랑한가. 마치 이명박이 물러나면 세상의 잘못된 것들이 다 바로잡힐 듯한 이미지를 심어주지만 이명박이 탄핵 당한다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그저 이명박을 끌어내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쉽게 만들어낸 이미지화, 단순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단 기간의 광고로 이익을 내고 싶어하는 저렴한 상업성과 다를 바 없다.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상상하고,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운동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해야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여튼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이 책의 핵심은 단 2페이지만으로 설명 가능하다. 그 내용을 옮겨 보면 이렇다.
"아이히만은 유대인을 담당하는 부서 과장이었어. 뭐, 관리직 비슷한 위치였던 거지. 학살 책임자로 취급되면서 교수형을 당했지만, 뭐, 결국 그 인간 역시 지극히 평범한 독일인으로 단순한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는 말도 있어."
"단순히 임무를 수행했다니, 책임 회피 아니야? 유대인이 죽어간다는 사실 정도는 알았을 거 아니야."
"뭐, 그런데 귄터 안더스라는 인간이 그 아이히만의 아들한테 보낸 편지가 있는데, 거기에 재미있는 게 실려 있어."
"네 아버지는 학살 책임자다! 하면서 따졌어?" 나는 농담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감정적인 게 아니야. 오히려 누구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을 정도니까. 안더스의 편지에 빈번히 나오는 표현이 있는데 '괴물'과 '기계화'야."
"괴물?" 나는 되물었다.
"요컨대, 수백만 유대인을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못한 채 공장에서 상품을 만들듯 차례차례 살해했다는 사실, 그 사실을 괴물 같다고 표현했지. 그 괴물 같은 행위가 어떻게 가능했는가 하는 문제는 이 세상이 기계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거야."
"기계화란, 기술적인 자동화를 뜻하는 건가?" (중략)
"뭐, 좁은 의미에서는 그렇지. 많은 제품을 제조하고 관리 기구를 만들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거니까. 기술력, 시스템화가 진행돼. 그러면 말이야. 분업화되면서 인간은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작업만 하게 돼. 당연히 작업 공정 전부를 보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지 알아?"
"단순한 부품이 되지."(중략)
"다시 말해서 사람은 상상력과 지각을 잃게 돼. 안더스는 그렇게 단정했어."
"상상력과 지각을 잃는다?"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그 효과가 거대해지면 인간에게서는 전체를 상상하는 힘이 깡그리 사라져. 가령 그 '거대해진 효과'가 끔찍한 일이라고 치자. 수백만 명을 가스실에서 죽이는 거라 치자고. 그 경우, 세분화된 작업을 맡은 사람에게서 사라지는 것은 '양심'이야."

당장 눈 앞에 닥친 내 일에만 빠져 전체를 상상하는 힘을 잃는 것, 상상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 두렵다. 그렇게 사람들에게서 사라지는 양심이...

단지 내 일이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나는 어떻게 해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더 많은 것들을 상상해봐야 한다.

모던 타임스 - 10점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하나자와 겐고 그림/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2010/02/26 00:37 2010/02/2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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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 트위터에 묻다

오늘/야스락야스락 2010/02/25 09:21 Posted by 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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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결혼이 눈 앞에 닥치지 않은 내게 혼수 준비라는 것은 사실 막막하다.

 
유비무환. 준비야 미리 미리 해야하는 것이겠지만 누구와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혼수만 준비해 놓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대강 꿈이야 있다. 햇빛이 잘 드는 서재가 있고, 그 서재에 책들이 가득 꽂혀 있었으면 좋겠다. 가지고 있는 DVD를 즐기기 위한 환경, LP와 CD 등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그런 집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하지만 단지 '가지고 싶다'는 큰 꿈의 하나일 뿐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설사 혼수품목을 정한다 해도 구체적으로 어떤 물품을 살 것이냐는 알면 알수록 복잡한 문제였다.

결혼이 닥쳤을 때 해결해야 할,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만약 혼수를 장만한다면 어느 것에 가장 신경 쓰시겠어요? 디자인이라든지 TV의 크기라든지? 일단 저는 음악과 영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에 표가 갈 것 같은데..."

가장 많이 받은 대답은 '홈씨어터'였다. 최고의 화질과 음량이 갖춰진 공간을 많은 사람들이 원했다.

아무래도 내가 꾸리는 가정에서 편안하게 영화나 음악을 즐기고 싶다는 소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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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나도 벽면에 빔 프로젝트를 쏴서 영화를 보는 게 소원이기도 했다. 물론 크게 보기 위해서는 그만큼 집이 커져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요즘은 LCD 3D TV까지 나오는 마당이니 굳이 빔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집에서 편안한 자세로 3D를 즐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홈씨어터를 살 때 고려해야할 건 일단 집의 크기이다. 슬픈 이야기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청담동에 있는 혼수 전문 매장 마리에 오픈 행사에 다녀왔는데, 그곳에는 평행대별로 맞춤 혼수가 전시돼 있었다. 나처럼 어떤 평형대에 어떤 크기의 홈씨어터가 맞을지 감 잡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고르기에 딱 알맞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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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혼을 한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 준 중요한 문제는 혼수를 마련할 때,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었다.

@ BartenRoy님은 "혼수 장만하다보면 괜히 이거저거 사는데 나중에 보면 안쓰는 것도 있더라고요. 일단 확실한 물건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통장에 넣었다가 필요할 때 천천히 ㅋ"라고 조언해줬다.

자금이 넉넉하다면 원하는 것들을 다 살 수 있겠지만 최소한 저렴한 비용으로 마련하고 싶다면 정말 필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들을 나열한 후 서로가 우선 순위를 정해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서로 협의하다보면 나중에 싸울 일도 없고, 또 여유가 생겼을 때 우선 순위에 있던 순서대로 다시 물품을 구입하니 경제적이다.

아무래도 결혼은 현실이니까 정말 필요한 물품을 제대로 잘 구매해야 한다라는 게 트위터 사용자들의 주된 조언이었다.

이제 혼수를 준비할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대략적인 답은 나왔으니 앞으로는 결혼할 사람과 혼수 물품 우선 순위 정할 날만 남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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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혼수 전문 매장 마리에 전화 번호 : 02-512-5296
현재 오픈 기념으로 매장을 방문만 해도 쿠킹 타이머나 커플 머그잔과 더불어 카드랜드 65% 할인권도 증정한다고 하니, 혼수를 준비하고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010/02/25 09:21 2010/02/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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