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그냥 그들의 성공기이고, 그들의 인생이니까. 그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했던 노력은 대단한 것이지만 누구나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 나름의 인생관이 있고,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가 다른 거니까.

그래서 사실 총각네 야채가게의 사장님이 이러이러한 삶을 살았다는 내용을 그닥 귀담아 듣지 않았었다. 그냥 그런게 있나보다라고만 생각했던 게 다였다.

그러다 어떻게 우연히도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의 표를 손에 쥐게 됐다. 연극과 뮤지컬이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뮤지컬을 보러 갔다.

그리고 나는 뮤지컬을 보며 웃고, 또 울었다. 누군가의 성공기가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들 각자의 모습들이 그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밝게 웃고 있지만 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각자의 어려움이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아픔을, 고통을 다독여가는 과정이 잘 담겨 있었다.

때로 우리는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어쩔 수 없는 질투심을 느끼곤 한다. 그건 미움이 아니라 일종의 부러움이자 선의의 경쟁이 되기도 한다. 친구가 잘 못 나갈 때는 제대로 붙잡고 크게 호통이라도 쳐주고 싶다. 그게 친구니까.

때로 나는 정말 열심히 사는데, 죽어라 일이 안 풀릴 때도 있다. 그럴 땐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기도 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물론 '운'도 작용하긴하지만 그건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좀 더 빨리 오는가, 보다 천천히 오는가에 대한. 그러니 지금 일이 좀 잘 안 풀리더라도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 그럴 떈 혼자 골머리를 앓는 것보다 친한 친구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곁들이며 신세 한탄을 해도, 마냥 웃고 떠들어도 좋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혼자가 아니다.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사람들과 끊임없이 관계를 이루며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생각은 자만 가득한 착각에 가깝다. 당신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눌 친구가 어딘가엔 있기 마련이다.

혼자라고 느껴지는 사람, 내 인생만이 잘 안 나간다고 생각하는 사람, 용기를 잃은 사람들에게 이 뮤지컬을 추천해주고 싶다.

뮤지컬을 보면서 어쩌면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을 잘 찾아낸 건 인디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인디언 말로 친구는 '내 슬픔을 등에 메고 가는 자'란 뜻이다. 그리고 뮤지컬에서도 언급됐던 인디언 속담엔 이런 말이 있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

조급히 앞서나간다고 해도 혼자라면, 결국 외로워지기 마련이다. 힘들 때 의지하고, 기쁨도 나누면서 함께 가다보면 조금 더디더라도 더 멀리 갈 수 있다.

힘겨워하는 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뮤지컬이다.

우리 모두 함께 '멀리' 가자.

유기농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2.0
  • 공연기간 : 2010.01.15 ~ 2010.03.31
  • 공연장소 : SM아트홀
  • 출연 : 윤석현, 김명준
  • HOT ISSUE 1 유기농 창작뮤지컬!!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2.0> HOT ISSUE 2 유기농 꿀 총각들이 온다!!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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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ihang Lee 2010/02/08 17:34  Modify/Delete  Reply  Address

    "총각네 야채가게" 이야기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는데,

    뮤지컬 재미있게 보셨나봐요.

    시간내서 서울 한 번 올라가 봐야겠어요~

    • 임지 2010/02/08 18:47  Modify/Delete  Address

      재밌게 봤습니다.

      게다가 훈남들이 5명이나 나오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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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하면 누구나 '러브레터'를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중 가장 흥행한 작품이 바로 러브레터가 아닐까.

눈이 가득한 오타루의 모습은 영화 속 내용과 함께 잊기 힘든 풍경이었다.

나는 그 중에서도 특히 오타루로 가는 기찻길의 풍경이 좋았는데, 이건 직접 경험해봐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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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타루 여행 때도 이 기차를 타고 맨 뒷칸으로 가 바닷가를 지나는 기찻길을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다. 그 땐 이보다 눈이 더 많이 쌓여 더 멋졌는데, 이번엔 눈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분이 좋았던 건 문가에 걸려있는 기관사의 점퍼이다. 지난 여행 때도 꼭 저 자리에 점퍼가 걸려있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걸려있는 걸 보니 꼭 아는 사람을 다시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여행을 한다면 꼭 기차를 타고, 기차의 맨 뒷칸으로 가 멋진 풍경을 맘껏 누리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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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에서 유명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오르골당이다.

조성모의 '가시나무' 뮤직비디오로 더욱 유명해졌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이영애가 일하던 곳이 바로 이 오르골당이다.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다양한 종류의 오르골이 너무 예뻐 마냥 즐거웠는데, 다시 가니 새롭진 않았다. 그냥 기념품 가게 같은 느낌이었달까. 하지만 아직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분명 좋은 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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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행 때는 그 유명하다는 오타루의 야경을 보지 못하고 돌아와 너무 아쉬웠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필코 야경을 보겠노라고 다짐했는데, 다행하게도 오타루는 해가 빨리 졌다.

이 야경을 오후 4시 30분에 찍을 수 있었다는 게 참 신기하다. 가스등으로 불을 밝힌 운하의 풍경은 가히 아름다웠다. 운하길을 연인과 함꼐 걷는다면 아마 더 행복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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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풍경을 홀로 보고 있자니 불현듯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아름다운 걸 보면, 함께 보고 싶고 그럴 때마다 또 외로움이 찾아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걸까.

여행은 어쩌면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깨닫고, 떠올리게 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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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빨리 찾아드는 오타루... 너무 일찍 찾아드는 밤이 길어서 그리움이 사무쳤다.

- 첫사랑이 생각나는 오타루 마을
- 오타루에 울려 퍼지는 오르골 소리..'오르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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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네모상자 2010/02/05 09:40  Modify/Delete  Reply  Address

    여행의 느낌이 너무너무 부러워지려고 합니다. 좋은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임지 2010/02/05 12:20  Modify/Delete  Address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행은 일단 미음 먹고 떠나야하는 거 같아요.

      멋진 여행 떠나시길^^

  3. 2010/02/05 09:41  Modify/Delete  Reply  Address

    아 나 오르골소리 듣고있어 ㅋㅋㅋㅋ 헤헤.

    • 임지 2010/02/05 12:20  Modify/Delete  Address

      좋아? ㅎㅎ

      난 오르골 어디 상자 안에 쳐박혀 있는데, 꺼내야겠다.

      나는 태엽으로 감는 게 아니라 계속 돌려야 소리나는 거 샀거든.

  4. 애인같은친구 2010/02/05 10:21  Modify/Delete  Reply  Address

    와우~ 사진들이 완전... ^^ 겨울여행이 따듯하게 느껴지는 사진이네요...
    이... 또... 들석이는 궁딩이를...
    가구싶다... ^^

    • 임지 2010/02/05 12:22  Modify/Delete  Address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떠나보세요~.

      지금 삿포로는 눈 많이 온다고 하네요.

      이럴 때 갔어야했는데...

  5. Ray 2010/02/05 15:14  Modify/Delete  Reply  Address

    와 일본! 오타루! 가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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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 보았던 엄청난 양의 눈은 절대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눈 쌓인 기찻길과 사람 키보다 더 길었던 고드름.

온통 눈으로 뒤덮혔으면서도 지저분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 풍경은 나를 매료시켰고, 겨울이 되면 그 풍경이 그리워지곤 했다.

올 겨울 이직으로 인한 '쉬는 시간'에 문득 훗카이도행을 결심했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과 손 꼭 붙잡고 다시 가야지라고 생각했던 곳이었지만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내게 필요한 여행지일 거란 생각이 들어 혼자 여행을 떠났다.

햇빛이 아니라 눈 때문에 눈부신 풍경을 생각하며 삿포로로 떠났지만 정작 눈은 많이 오지 않았다. 너무 이른 여행을 떠났기 때문인 듯 했다.

도시 느낌의 삿포로보다는 소박했던 오타루와 지난 여행에서 가보지 못했던 하코다테를 가보고 싶었기에 삿포로에서의 아쉬움은 애써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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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로 가는 긴 여행길.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창 밖만 구경했다.

아니 사실 외로웠다.

혼자 하는 여행이 멋진 건 외로움과 끊임없이 싸워야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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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본 적 없는 이름 모를 마을들.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도 사람들은 살고 있고, 살아간다. 그 안에서는 내가 모르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이다.

부럽도록 행복한 삶을 사는 이도 있겠지만 여행하는 내가 부러울 정도로 고달픈 하루 하루를 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생소한 풍경을 보며 그저 내 마음대로 상상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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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에 도착했다. 하코다테는 참 조용했다. 사람들도 많지 않고, 비 같은 눈이 내렸다.

하코다테항 옆에는 예전에 벽돌창고로 쓰였던 곳들이 거기 그대로 서서 쇼핑몰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래된 것은 무엇이든 부수고 마는 개발주의보다는 차라리 개량주의가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붉은 벽돌 건물들도 외관은 멋졌지만 그 안에서는 어떤 매력도 발견하지 못했다. 여행자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상품들만이 즐비했다. 아름다운 외양에 속은 덜 들어찬 사람들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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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좁은 공간 위에 까마귀 한 마리가 오래도록 앉아 있다 날아갔다. 사진기를 들이대도 도망가지 않는 대담한 까마귀였다.

이 때다 싶어 카메라를 들이대고 초점을 맞추는 동안 까마귀는 흥미를 잃은 듯 떠나버렸다. 그 떠난 빈 자리에 왠지 미련이 남았다. 나도 어딘가에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오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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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드문 한적한 길. 오르막길을 숨차게 오르면서 나는 계속 외로웠다.

혼자하는 여행은 역시 외로움을 견디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임을 되새겼다.

Posted by 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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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02/05 09:17  Modify/Delete  Reply  Address

    그러게, 내가 딱 한번 알고 있는 홋카이도랑 풍경도 느낌도 참 다르네..

    • 임지 2010/02/05 12:19  Modify/Delete  Address

      다시 가고 싶지 않으세요?

      하코다테는 또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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